경남중고재경동창회보 19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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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호] [좀 색다른 용마들의 색다른 모임] 야구 못하면 좀이 쑤시는 하고재비들( 26구팀·26봉팀)
작성자.관리자 (2019-09-18 20:18:10) 조회. 23

올해 제14차 <경부야구대전 대성황


매년 8월말 경부오가며 시합올해 14번째 격전벌여

체력저하 실감와 야구장엔 시니어용 마운드가 없노

안타 치고도 1루가 너무 멀어 객사당하는 타자들도

그래도 왁자지껄 웃고 즐기며 우리가남이가우정나눠


 

부산신항 체육공원에 도착한 뒤 부산 본부 구팀이 준비한 플래카드 앞에서 다들 모여 파이팅을 위치고 있다.

  

시합직전 양팀이 마주보고 서서 선전을 다짐했다. 구팀, 봉팀모두 유니폼들은 제대로 갖춰 입었지만…



일일부독서(一日不讀書) 구중생형극(口中生荊棘)이라. 글쟁이들은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고 하지만 우리 26회 동기들 가운데는 한주라도 야구를 하지않으면 손발이 근질거려 오금이 저린다는 야구 매니아들이 많다. 학창시절부터 야구에 죽고살던 친구들이 부산에서는 이륙구(26)을 구성해 혹한기를 제외하고 거의 매달 모여 야구를 즐기고 있고 서울 동기들은 이륙봉(26)을 만들어 아마야구 정상급의 야구팀으로 맹활약해왔다. 이들 두 팀은 거주지에 따라 구팀봉팀으로 나뉘어져 있지만 대부분 학창시절 야구서클 구봉(球逢, 즉 공과의 만남)K학원출신 야구 매니어 도르마 멤버들이다.

우리 구팀과 봉팀은 매년 여름 한차례 모여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겨룬다. ‘늘 이륙하는 26의 이른바 <경부야구대전>이다. 지난 824일 토요일 우리 구팀과 봉팀은 제15차 경부야구대전을 위해 창원시 진해구 접경지역의 부산신항(BPA) 체육공원에 있는 야구장에 모였다. 사실 이름은 야구대전(大戰)이라 붙였지만 칠순들을 바라보는 노친네들 인지라 대전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의 동네야구수준이다. 또 늘 이륙한다고 큰소리 쳤지만 이제는 다들 시들시들 착륙하는 나이다. 경착륙이나 불시착만 아니라면 좋겠다는 친구들도 많다. 옛날엔 안그랬는데 기량도 점점 떨어져 추세. “골프의 경우 시니어 티가 있는데 야구장은 베이스간 거리가 와이리 고정돼 있노라는 불평도 나온다. 숏스탑 강습의 멋진 타구를 날리더라도 일루까지 전력으로 달려가지를 못해 아웃되는 친구도 적지않다. 수비수 역시 캐치한 공을 완바운드로도 1루수 글러브에 제대로 던지지 못해 천천히 걸어가는 주자를 1루에 진루시키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날 아침 대형 리무진 버스를 전세내어 내려간 서울의 봉팀 선수단 및 응원단 24명은 정오경 BPA 야구장에 도착했다. 지은 지 몇 년 됐다고 고 하는데 인조 잔디가 깔려 있고 관객석은 물론, 나이트 시설까지 완비된 멋진 야구장이었다. 부산의 구팀이 준비한 플래카드에 <15회 경부야구대전>이란 큼지막한 글씨가 씌여있었다. 부산에서는 선수단을 포함 응원단, 갤러리 합해 약 50명이나 도열해 있었다. 왁지지껄 반가운 인사를 나눈뒤 결전에 들어갔다.

부산 구팀은 박상호 신태안건설 CEO가 구단주이며, 단장은 치과의사 김택영, 감독은 왕정일 동기다. 서울 봉팀은 컨테이너 사업을 하는 최영수 동기가 구단주, 만능스포츠맨을 자랑하는 이학기 선수가 단장, 감독은 송제명 동기이다.

7회 경기로 시합이 시작됐다. , 경기 내용을 소개하기는 좀 부끄럽다. 온통 멋지게 빈 스윙은 하지만 제대로 공을 맞히지도 못하는 선수, 멋진 강속구를 던질려 하지만 스피드나 제구력이 예전같지 않은 투수들...가까스로 안타(?)를 치고 1루로 달려보지만 중간에 힘이 빠져 넘어지는 타자. 동네야구 수준이라고 하기도 민망할 정도다. 초등학교 시절 고무공으로 하던 찐뽕도 이보다는 잘 했던 것 같다.

어찌됐던 시합을 마치니 서울 봉팀이 69로 패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치과의사인 김택영 동기가 병원일을 마치고 좀 늦게 등장, 모 선수의 타석에 대신 나가서 공격 후 다시 덕아웃으로 빠졌는데 그 모 선수가 다음 타석에 또 등장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26봉 송제명 감독이 이 사실을 포착하고 26구 왕정일 감독에게 강하게 어필, 왕감독이 삭삭하게 수긍함으로써 26구팀의 몰수패가 선언된 것이다.

하지만 승패가 뭐그리 중헌디? 다들 왁자지껄 웃으며 악수하고 샤워하고 대현동에서 오리불고기를 안주삼아 회식하며 우정을 나눴다. 이튿날 경남중학 운동장에서 2차전을 하기로 했으나 전날밤의 지나친 음주가무로 많은 선수들이 기권을 선언, 몇몇 하고재비들만 볼캐치 타격 연습을 하고 나머지 선수와 응원단은 자갈치 인근에 있는 오데고 당구장으로 직행 쓰리쿠션 경기를 즐겼다.

양팀의 주축세력들, 이자리에서 멤버들의 현저한 체력저하를 인정하고 내년부터는 두라쳬 결전을 하기보다 하루는 야구, 이튿날은 당구로 시합을 벌이는 야당(野撞)결전을 하기로 합의했다. 당초 우리는 나이 허리가 꼬부라져 도저히 야구를 할 수 없을때까지 야구대전을 하는 기록을 남기기로 다짐했었는데 아무래도 이놈의 무심한 세월 탓인지 체력이....

! 부처님이 인생을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공수래(空手來) 공수거(空手去)’라 말씀하셨는데 우리는 야구공 手來, 당구공 手去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재경 26봉팀은 또 한번 부산 구팀의 넉넉한 우정의 추억을 가슴 가득히 안고 상경하는 버스에 올랐다. 자랑스런 용마 26회답게 언젠가 다시 이륙할 날을 꿈꾸며...

 

/현동우 26·26봉팀 기획 및 코디네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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